신병교육대대 9중대 15번 훈련병 홍의용 :: 육군 최정예 보병 27사단 이기자부대 전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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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교육대대 9중대 15번 훈련병 홍의용

작성자: 홍다희

조회: 7772 등록일: 2009-03-05

어 안녕
반갑네
지금 오빠가 부탁한 일을 처리하려다
비밀번호를 몰라서 끙끙대고있다.
작은오빠가 와서 해주려나?
근데 양이 좀 많은것 같은 느낌이야.(한사람한테)
 
별사탕은 (나만)잘 먹었어.
고등학교 다닌지 이틀만에 때려치고싶은 마음이 든거 알아?
(오빠한테만 말해주는거야. 뭐 물론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난 역시 바르게 자랄 운명은 아닌가봐.
 
오빠가 처음 대학에 갔을때 할머니는 매일 밥을 앞에 두고 울곤 하셨는데,
한번 그런적이 있어서그런지, 아니면 군에 가서인지는 몰라도 예전처럼 울진 않으셔.
여자친구 생각이 많이 나나보네.
그래도 5주니까 다행이지 더했으면 큰일났겠다 하는 생각이 들정도야.
아빠가 서운해할 정도라니까 하하
자꾸 투덜투덜거리면서도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읽어보시는거 보면
가족들 모두 어딘가 허전한가봐.
 
난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기로 했어.
(물론 계획을 짜서 잘 수행하겠다는 조건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그래서 오늘 담임선생님께 갔었는데, 꿈이 뭐냐고 물어보시는거야.
그래서 당당하게 백수라고 얘기했지.
백수도 그냥 백수가 아닌, 집에서 혼자 그림그리며 살수있는 그런 백수가 하고싶다고 했어.
가고싶은 고등학교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만,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팍 떨어지는 바람에 그림만은 앞으로 사랑할수 없을것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속 깊은곳에서는 아직도 그쪽을 원하고 있었나봐.
오빠, 내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없다는걸 많이 안타까워 하지 말아줘.
왠지 잘될것같은 느낌이거든(?)
 
아아 이상한쪽으로 흘러가버렸다.......
이렇게 말하면 사기가 팍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난 별로 오빠가 그립지 않아.
글쎄, 아직도 실감을 못하고있는걸까?
다녀왔을때 오빠의 길러진 머리를 보면
아, 정말 떨어져있기는 했구나 하는 실감이 들것같아.
 
빨리와.
이사 안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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